나로 말할것 같으면
자발적 아싸인척 하면서 사람들을 피해다니지만
사실은 남들과 공유하는 컨텐츠도 별로 없고 나 자신만의 컨텐츠도 공개를 두려워하는 편이라
거의 비자발적으로 아싸가 된 사람이다 ㅠ_ㅠ
우리 업계는 같은 자격증 가진 합격 동기들끼리 어울릴 시간도 충분히 주어지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뿐만 아니라 회사 외적으로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여지가 많은데
내 경우에는
회사 내 사람들 -> 가끔 밥 같이먹을 사람은 있지만 혼밥해야되는 상황에서는 은근 기대하면서 혼밥함.
회사 외 사람들 -> 연락안함. 모임이나 경조사에 얼굴이나 비추고 옴.
그치만 업무에는 큰 지장없고 여태까지는 고객평가도 나쁘지 않았어서
이만하면 그래도 멀쩡한 사회인 아닌가?!하면서 정신승리 하고는 있는데
갑자기 아싸여서 좀 수치스러웠던 기억 떠오름;
나는 6년차 직원이고 몇달전에 내 부사수(?)를 포함해서 신입 몇명이랑 야근하면서 저녁을 먹었다.
신입들끼리 잘 어울려서 점심식사하러 다니길래 내가 신경쓸 일이 없다 싶어서
신입들 들어온지 몇달만에 처음 식사를 했는데
신입들은 나름 선배랑 밥먹어서 그런지 업계현황에 대해 자꾸 물어보는거임;;
신입: 동기분들중에 기업체로 간 사람들 많은가요?
나: (그나마 몇명의 소식이 떠오르며) 아, 네! 요즘 기업체로도 많이 나가죠? ㅎㅎ
신입: 혹시 그 동기분들 워라밸은 어떤지 아세요?
나: 하하. 하... 제가 그들의 생활상을 일일이 아는 건 아니어서요...
신입: 아...ㅎㅎ
사실 진정한 자발적 아싸라면
"저도 알려드리고 싶은데, 제가 동기들 소식을 잘 몰라요."
이런식으로 말하는게 차라리 솔직담백한 것 같은데
기껏 둘러대보려고 하다가 뭔놈의 생활상 어쩌고 하는 어색한 단어까지 튀어나오고.
동기들 소식도 모르는 아싸인걸 내 자신도 숨기고 싶었나보다 ㅋㅋ
글 쓰다보니까 단순히 수치스러운 게 문제가 아니라 내 장래가 걱정되긴 한다.
내가 계속 회사에서 일하면 나중에 팀장도 되고 할텐데
부하직원이 퇴사하겠다든가 미래가 불안하다든가 이런식으로 상담 요청해오면 뭐라 해야되나?
적어도 주변 상황을 근거로 해서 그래도 여기가 낫다든가 하는 식으로 설득할 일도 있을텐데.
아니 팀장까지 갈것도 없이, 당장 앞서 말한 부사수는 퇴사했는데
딱히 내 문제라기보다는 회사가 뭔가 답 안나와서 퇴사한걸로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내가 부사수 살피면서 가끔 밥도 사주고 신경을 써줬다면 퇴사확률을 좀 낮출수 있지 않았을까...ㅠ
신입이 퇴사 안하고 적응 하면 잠재적으로 내 일도 덜어지는 건데.
전직장에도, 현직장에도 아싸같은 선배들이 좀 있긴 한데
그래도 그분들은 가끔 얘기 나눠보면 업계 소식이나 업계와 관련된 통찰을 나누어 주셨는데
최소한의 인적 네트워크는 유지하고 있어야 가능한 거겠지?
내가 신입으로 취직할 때 정보 알고싶은데 동기들한텐 못 물어보고 찌질찌질하게 인터넷과 책 찾아보곤 했었는데
업계의 자세한 상황은 거기에는 안 나와있더라...ㅋㅋㅋㅋ
신입 면접볼때 지원한 회사가 정확히 무슨일 하는지는 몰랐으면서
면접책 보고선 어줍잖게 인싸인척 하려고 "이 회사는 사내 동호회가 있나요?"
뭐 이딴 질문한거 생각나서 갑자기 수치스럽다 ㅋㅋ
아무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최소한의 업계 상황을 알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당장 내일 업계 지인모임이 있긴한데
나새끼는 지인들끼리 자연스럽게 근황토크하는 상황에서도
상대방이 어디 근무하는지 알아도 피상적인 질문밖에 못하고 피상적인 답변밖에 못듣는데...
일단 내 업무적 근황에 대해서도 머릿속으로 정리해가고
남들이 서로 무슨 질문 주고받는지 듣고 집에와서 정리해보기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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