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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이 생각

나의 회피적 성향 이야기

by 나은이😊 2022. 10. 19.

오늘 집근처 크로스핏 체육관에 새로 등록하고 오면서 나의 회피적 성향을 또 느꼈다;;

이게 뭔소리냐고요?

천천히 얘기를 풀어보겠음

 

내가다니는 회사에서 운동비가 지원되는데

이걸 지원받으려면 회계팀에서 공용 복지카드를 받아가서 결제해야되는 규칙이 있음.

그전까지는 회사근처 헬스다녀서 별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 집근처 크로스핏 등록해보려고 하면서 고민이 생김.

 

1. 집이랑 회사가 멀어서 복지카드를 퇴근길에 받아가서 결제한 뒤에 출근할때 돌려줘야 함.

2. 나는 재택근무 하는 요일이 정해져 있어서 여차하면 복지카드를 다음날 못돌려주고 집에 갖고있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한테 폐가 될것같음.

-> 일주일 중에 수요일에 카드를 가져가서 목요일에 출근해서 돌려주는것밖에 각이 안나옴.

 

집근처 크로스핏 체육관에서 3일 무료체험을 하고있었는데 

회사근처 헬스 기간 끝난 다음에 바로 운동 이어서 하려다보니 수요일(오늘)부터 시작하는게 좋아보였음.

다음주로 넘어가면 그동안 운동 안하고싶어질까봐...ㅋㅋㅋㅋ

 

그래서 일단 오늘 무료체험 시작하는걸로 예약을 하고

앞서 말한듯이 복지카드를 수요일에 받아오는게 맞는것 같아서 복지카드를 받아옴.

딴데서 크로스핏 비슷한걸 해본적은 있어서

한번만 체험 해보고 나쁘지 않으면 바로 한 3개월치 등록해도 될거같다는 생각이었음.

 

그래서 한번 해보고 나니까

흠 나쁘지 않았는데...괜찮았는데...!!

그래도 하루만 해보고 바로 3개월 등록하는게 갑자기 쫄리는거임;

지금은 괜찮은데 내일 일어나서 근육통을 호소하고 막 후회하면 어떡하지?ㅋㅋㅋㅋ

근데... 복지카드 가져왔는데 내일 돌려드리고 다음주에 다시 받아오면 너무 번거롭지않나?

 

혼자서 고민하다가

"오늘 바로 등록하려고 하는데...일단 1개월만 해볼게요" 하고 등록하고왔는데

생각해보니깐 결국 1개월뒤에 복지카드 다시 받아와서 등록해야되니까 뭔가 이도저도 아니게됨...ㅋㅋㅋㅋ

 

나는 왜 이렇게 이도저도 아닌 선택을 하게 된 것일까?

결론은 나의 회피적 성향으로 귀결된다...

금요일까지 무료체험을 충분히 해보고 나서 복지카드를 다음주 수요일에 다시 받아서 등록해도 되는건데!

1. 회계팀 부장님께 내일 카드를 돌려드리며 "어제는 결제를 안했어요. 다음주에 카드 다시 받아가도 될까요?" 라고 물어보면 부장님이 나를 잡아먹는가? -> X

2. 금요일까지 무료체험을 한 뒤에 트레이너쌤께 "회사 복지카드를 받아와야돼서 다음주 수요일에 등록하러와도 될까요?"라고 물어보면 트레이너쌤이 나를 잡아먹는가? -> X

 

근데 나는 뭐가 두려워서 혼자 고민하다가 애매한 선택을 한걸까 ㅠ


나의 회피적 성향 관련해서 요즘 하던 생각이 있는데...

내가 타이밍에 맞게 필요한 말을 되게, 되게 못한다는걸 느꼈다.

 

얼마전에는 지하철역 출입구에서 약속 기다리다가 딱봐도 사이비종교같은 사람이 다가온적이 있었다.

사이비: 안녕하세요~ 

나: (파리 쫓듯이 손을 휘휘 내저으며) ...

사이비: 하나님에 대해 알고싶지 않으세요?

나: (가운뎃손가락을 내밀며) ...

사이비: 아 관심없으시구나;; 알겠어요~

 

사이비 가고나서 생각해보니까

거절하고 싶으면 뻐큐날릴게 아니라 "관심 없습니다"하고 말로 거절해도 알아들을텐데

나는 왜 말문이 막혀가지고는

30살 처먹고도 초딩이 할거같은 행동을 한걸까 ㅠ

뭐 거의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장면이라 해도 안이상할듯

 

결론적으로... 나는 조금이라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상황에 들어맞는 말을 못꺼내고

그러다보니까 미리 생각해둔 상황을 벗어나면 그 상황을 최대한 회피하고 싶어지는것 같다.

 

써놓고보니까 좀 정상범주를 벗어난것 같긴 하다;;

지금도 말 잘 못하고 회피적인 성향인거면 예전에도 그랬을거란 말인데

(실제로 기억이 있던 어린시절부터 대인관계 스트레스는 항상 있었고)

예전에 대인관계 스트레스나 무기력함 등의 이유로 심리상담센터랑 정신과를 좀 다녀봤는데 그때는 이런 문제점을 캐치하지는 못했었다 ㅠ

발표 잘한다는 소리도 들어봤을 정도로, 미리 생각해둔 범주에 속하는 말은 당당하게 잘 말하는 편이라서 더 캐치하기 어려웠을지도...

 

그러다가 실용적인 해결책을 찾아보려고 스피치 코칭 받았을때 

'아 내가 단지 사교적인 말하기를 못하는게 아니라,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가까운 사람과의 갈등도 풀어가지 못할정도로 꽤 불편함이 있구나!'를 언뜻 캐치하긴 했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는 아직도 몰?루

 

스피치 코칭 받는동안에는 실전에서의 말하기 성공경험을 몇개라도 얻어가긴 했는데

결국 좀더 근본적인 문제점을 건드리려면 코칭이 아닌 상담의 영역으로 넘어가야될것 같긴 해서 그만뒀다...

근데 또 상담받으러 가면 또 여기 글쓴거같은 수준으로 말 잘하면 어떡하지?? ㅋㅋㅋ

 

뭔가 건설적인 해결방안의 실마리라도 하나 끄집어내놓고 글을 완결하고싶은데

피곤하니까 일단 자야겠다.

일단 크로스핏이나 열심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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