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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이 생각

도서관의 그 추레했던 고시생은 지금 어떻게 살까 -2-

by 나은이😊 2022. 7. 31.

 

 

도서관의 그 추레했던 고시생은 지금 어떻게 살까 -1-

나는 소위 '사짜 직업', '전문직'이라 하는 자격을 얻기 위해 2년 반정도 수험생활을 한 적이 있다. 대학생활 3년까지를 게임 등등으로 날린 상태였기 때문에 더이상 인생을 조질 수는 없다고 생

na-eun.tistory.com

지난 이야기 요약

나는 전문직 자격을 얻기 위해 수험생활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핸드폰도 피쳐폰으로 바꾸고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거의 끊다 보니

책상에 앉아서 자꾸 과거의 상호작용을 반추하게 되었다.

과거를 반추하면서 '나대지 말자' 등의 깨달음을 얻었고, 한층 성장한 사람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합격 여부를 확인하러 자격시험 홈페이지에 들어갔던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합격"

일단 같이 결과를 본 엄마랑 얼싸안고 콩콩 뛰어다니고,

혹시 전산이 잘못된 건 아닐까 그 뒤로도 홈페이지를 몇 번이나 들어가보고,

그 후로도 흥분감을 감출 수 없어서 혹시 일을 그르칠까 몸조심하면서 밖을 다녔었다.

 

이제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되는 거였다.

 

합격생의 티를 벗어던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해야될 순간은 정말 금방 다가왔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선배들이 합격생 환영회를 준비해 주었다.

합격의 기쁨을 다들 누리고 싶었던 터라, 환영회의 2차, 3차, ...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나도 새벽까지 무리에 섞여 다녔는데, 그때의 감정은 기쁨보다는 초조함이었다.

'나는 정말 혼자 공부해서 합격생 누구도 모르는데, 

다른 사람들은 동문, 고시반 동료, 스터디원 등등으로 서로 알고 있나보네.

나도 빨리 사람들이랑 가까워져야 될텐데.'

 

나중에는 합격생들의 겹지인 얘기까지 나와서 나는 정말 할말이 없었는데,

아무 말을 하지 못해 초조해진 나는 아주작은 사고를 치게 된다.

A: ## 알아? ##랑 &&오빠랑 사귀잖아~

B: 둘이 몇살차이지?

C: 네 살 차이일걸?

나: 오! 궁합도 안본다는 네 살 차이!

A, B, C: ...

B: 아 근데 둘이 잘어울릴것 같아요~ @#&^@$@$...

 

흐...당사자들은 전혀 기억도 못하는 일이겠지만

당시엔 겨우 쥐어짜내 던져본 말이 씹혀서 집에와서 이불찼다...

 

아니! 내가 ##님이랑 &&님을 알지도 못하면서!

뭐 그런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말을 했지? 그러니까 씹히지!

아니 그리고 나새끼는... D언니한테 수험서 뭐봤는지는 왜 물어본거야 ㅠ

남들은 앞으로 취직할 진로 얘기하는 마당에...

나대지 말자... 나대지 말자...

 

그렇게 나대지 않은 결과

놀라우리만큼 존재감이 없어졌다...

존재감이 없으면 없을수록

'앗 뭔가 말이 생각났는데 조용하던 애가 나댄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점점 존재감이 없어졌다...

 

합격 후 몇 년이 지나서도

SNS나 몇개 남아있는 단톡방을 보면서

'앗 이분들끼리 여행도 같이 갈정도로 친했었구나... 근데 왜 나는...'

'이 소식은 처음 듣는데 나 없는 단톡방도 있나... 서로 갠톡도 많이 주고받겠지...'

하면서 쭈글해지곤 했다.

 

나는 성장한 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성장한 모습이 맞나?

 

길이가 애매해서 3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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